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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10년 개봉작이에요. 지금은 극장에서 찾기 어려워요.
내 인생 가장 뜨거운 시간
드라마 · 139분 · 15세 이상 관람가 · 2010.05.13 개봉
한국영화 · 한국
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 낡은 서민 아파트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 그녀는 꽃 장식 모자부터 화사한 의상까지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 시상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주시하며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는 미자.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 보는 것 같아 소녀처럼 설렌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오면서 세상이 자신의 생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어느 작은 도시, 낡은 서민 아파트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 그녀는 꽃 장식 모자부터 화사한 의상까지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은 엉뚱한 캐릭터다 미자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게 되며 난생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 시상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을 주시하며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는 미자.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것들이 마치 처음 보는 것 같아 소녀처럼 설렌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오면서 세상이 자신의 생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예고편
· 한국 예고편작품 정보
- 감독
- 제작국
- 한국
- 국내 개봉
- 2010.05.13
-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상영시간
- 139분 · 2시간 19분
- 북미 개봉
- 2011.02.11 · 국내가 274일 빨랐어요
토키가 들려주는 이야기
시를 배우기 시작한 할머니가, 손자의 죄를 안다
이창동이 뉴스 한 줄에서 시작한 영화. 주인공 이름이 배우의 본명이다.
아래 상영 횟수는 8/11에 잰 것이에요. 편성은 날마다 바뀌니 오늘은 다를 수 있어요.
이창동은 원래 소설가다.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등단해 소설을 쓰다가 마흔이 넘어 영화로 넘어왔다. 그 사이에 문화관광부 장관도 지냈다.
「시」는 그의 다섯 번째 장편이고, 2010년 칸 각본상을 받았다.
뉴스 한 줄에서 시작했다
이창동은 이 영화의 출발점을 숨기지 않았다.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있었던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다. 가해자가 수십 명이었고, 그중 상당수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고, 합의금 이야기가 오갔다.
영화는 그 사건을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가해자의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놓는다.
이게 이 영화의 가장 어려운 선택이다. 관객은 피해자 편에 서고 싶은데, 카메라는 계속 가해자 쪽 사람 옆에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무너지는 걸 끝까지 본다.
미자, 그리고 손미자
주인공 이름은 미자다.
윤정희의 본명이 손미자다. 이창동은 그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윤정희에게 이 영화는 16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1994년 「만무방」 이후 스크린을 떠나 파리에서 지내던 배우였다. 이창동이 직접 찾아가 설득했고, 그가 돌아왔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마지막 영화가 됐다.
명사를 먼저 잊는다
영화 초반, 미자는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는다. 의사가 말한다 — 처음엔 명사부터 잊는다고.
미자는 그 무렵 문화센터에서 시 쓰기 강좌를 듣기 시작한다. 단어를 잃어가는 사람이 단어를 찾는 법을 배운다.
이 설정이 그냥 아이러니로 끝나지 않는다. 시를 쓰려면 사물을 오래 봐야 한다고 강사가 말하는데, 미자가 정말로 사물을 오래 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보지 않으려 했던 것까지 보게 된다.
음악이 거의 없다
이 영화에는 배경음악이 사실상 없다. 이창동은 「밀양」(2007)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는 더 철저하다.
들리는 건 강물 소리, 새소리, 바람, 사람들 말소리뿐이다. 감정을 음악으로 밀어붙이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자기가 뭘 느껴야 하는지 지시받지 않는다. 편한 방식은 아니다.
마지막 시
영화 끝에 미자가 쓴 시 「아녜스의 노래」가 낭독된다.
낭독하는 목소리가 도중에 바뀐다. 미자의 목소리로 시작해서, 소녀의 목소리로 넘어간다.
누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인지, 영화는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 밖에서
윤정희는 이후 실제로 알츠하이머를 앓았고 2023년 1월 파리에서 별세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연기한 병이 그의 마지막 시간이 됐다.
이 사실을 알고 보면 영화가 다르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그건 영화가 의도한 게 아니다 — 2010년에 이창동도 윤정희도 알 수 없던 일이다.
시를 가르치는 사람이 진짜 시인이다
출연진에 김용택이 있다.
섬진강 시인으로 알려진 그 시인이다. 영화에서 미자가 다니는 문화원의 시 강좌 선생으로 나온다. 배우가 시인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시인이 나와서 시를 가르친다.
이 배치가 이 영화의 성격을 그대로 말한다. 시를 소재로 쓰되 시를 흉내 내지는 않겠다는 것.
영화 내내 "시상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반복되는데, 미자는 그걸 문학적인 훈련이 아니라 세상을 다시 보라는 지시로 받아들인다. 사과를 오래 들여다보고, 설거지통을 들여다본다.
윤정희
미자를 연기한 윤정희는 1960~70년대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배우였다.
문희·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고, 수백 편에 출연했다. 그 뒤 프랑스로 가서 오래 활동을 쉬었다.
「시」는 그가 16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고, 결과적으로 마지막 출연작이 됐다. 그는 2023년에 세상을 떠났다.
영화 속 미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는다. 단어를 잊어버리기 시작한 사람이 시를 쓰려고 하는 이야기다.
윤정희 본인이 나중에 같은 병을 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실제 사건이 안에 있다
이 영화의 뒷줄기는 실제 사건에서 왔다.
2004년 경남에서 드러난 집단 성폭력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가 다수의 남자 중학생·고등학생이었고, 처리 과정에서 합의와 무마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크게 보도됐다.
영화는 그 사건을 재현하지 않는다. 가해자의 할머니 자리에서 본다. 손자가 한 일을 알게 된 사람이, 다른 가해자 가족들과 함께 합의금을 모으는 자리에 앉는다.
이 자리 배치가 이 영화가 어려운 이유다. 관객은 미자를 미워할 수도 없고 편들 수도 없다.
칸 각본상
2010년 칸(Cannes)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각본상을 받았다.
이창동은 「밀양」(2007)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3년 뒤 이 작품으로 각본상을 받았다.
139분. 사건이 거의 안 일어나는 두 시간 반에 가깝고, 마지막 몇 분에 이 영화의 전부가 있다.
보시기 전에
139분.
느립니다. 사건은 초반에 이미 벌어져 있고, 남은 시간은 한 사람이 그걸 어떻게 감당하는지를 보는 데 쓰입니다.
성폭력이 소재이지만 묘사는 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른들이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려 드는지가 오래 나옵니다. 그쪽이 더 견디기 힘들다는 분도 있습니다.
이어서 볼 것
— 같은 시기 한국 영화입니다. 아이에게 벌어진 일을 어른들이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정면에서 다룹니다. 「시」가 옆에서 본다면 이쪽은 앞에서 봅니다.
— 이탈리아 영화입니다. 나이 든 여자가 자기 말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아름다움을 찾으려던 사람이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겹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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